Ⅰ. 서론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투표를 접하고 행사합니다. 어느 한 조그마한 투표부터,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대통령 선거까지 수많은 선택을 하며 소중한 한 표를 반영시킵니다. 한 사람의 소중한 한 표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뤄내고, 의견을 내는 것은 당연한 권리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시행된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러한 당연한 권리가 침해되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수많은 장애인들이 선거하는 과정에서 불편함을 겪고, 심지어 자신의 참정권 또는 인권이 잘 행사되지 못하는 일을 당하였습니다. 이처럼 오늘날 많은 장애인들이 투표와 관련하여 겪는 권리침해 중 시각장애인들이 겪은 어려움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시각장애인의 비율은 전체 장애인 수 2,490,406명 중 252,874명으로 약 10%를 차지합니다. 이러한 시각장애인들이 선거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낀 것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닙니다. 많은 시각장애인들은 이번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정보접근의 어려움, 시설접근의 어려움, 보조용구 및 안내원의 문제점으로 인하여 자신의 인권이 침해당한 것에 불만을 토로하였습니다.
먼저, 정보접근에서는 투표 안내문과 점자 선거 공보물에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투표 안내문은 정보를 담은 웹사이트가 시각장애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게 되어있었고, 점자 선거 공보물은 일반인들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양보다 훨씬 적은 양만이 제공되었습니다.
둘 째, 시설접근에서는 투표소 위치와 투표소 환경에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투표소 위치는 시각장애인들이 오르내리기 힘든 2층 또는 3층에 배치되어 있었고, 투표소 환경은 투표를 하는 곳까지 알려주는 화살표가 너무 작거나, ‘제 0투표소’라고 적혀있는 글씨가 희미하거나 조명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셋 째, 보조용구는 투표용지보다 크게 만들어져서 자신이 투표를 어디에 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게 되어 있었습니다. 자신의 참정권이 침해될까봐 안내원 또는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볼 수 없었으며, 안내원 역시 시각장애인들이 요구하는 것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대처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본론으로 들어가서는 시각장애인이 선거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그에 따른 적절한 대처방안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Ⅱ. 본론
1. 정보 접근의 어려움
1) 투표 안내문
“투표소가 매번 같은 장소가 아니라 선거 때마다 새로 알아봐야 하는데, 정보를 담은 웹사이트의 접근성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혼자 투표소를 찾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던 적이 많아요.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다가 링크를 열었는데 약도를 그림 파일로 넣어놓은 거예요. 그러면 제가 (스크린 리더기를 이용해서) 읽을 수가 없으니까 아무 쓸모없는 정보가 되는 거예요.” - 시각장애인 인터뷰 中
시각장애인들이 스크린 리더기를 활용해 투표소에 대한 정보 또는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찾고자 할 때, 그림 파일로 제시되어있어 정보를 얻지 못하거나 왜곡된 정보를 얻게 된다. 그림파일이 아닌 텍스트파일로 투표와 관련된 정보들을 제시해 장애로 인해 시각장애인들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일반 사람들과 차이가 나서는 안 된다.
2) 점자 선거 공보물
「공직선거법」 65조 4항
후보자는 제1항의 규정에 따른 선거공보 외에 시각장애선거인(선거인으로서 「장애인복지법」 제32조에 따라 등록된 시각장애인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을 위한 선거공보(이하 “점자형 선거공보”라 한다) 1종을 제2항에 따른 책자형 선거공보의 면수 이내에서 작성할 수 있다. 다만, 대통령선거·지역구국회의원선거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선거의 후보자는 점자형 선거공보를 작성·제출하여야 하되, 책자형 선거공보에 그 내용이 음성으로 출력되는 전자적 표시를 하는 것으로 갈음할 수 있다.
위의 법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선거 공보물의 면수가 일반 선거 공보물과 같은 면수 혹은 그 이내에서 작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점자는 묵자에 비해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기 때문에 일반 선거 공보물의 내용을 요약하지 않으면 그 내용이 다 포함되지 못한다. 한 매체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에게 배달되는 점자 선거 공보물의 단어 수가 일반 선거 공보물에 비해 최대 70%나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내용의 정보를 담으려면, 점자 공보물은 일반 공보물에 2~3배 분량이 필요한데, 분량이 똑같이 16페이지로 제한되어 있어 공약의 세부 내용이 생략되었다.
점자 선거 공보물과 관련한 헌법재판 판례에 따르면, ‘점자 공보물은 다양한 정보 제공 수단 중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에 선거 공보에 개제된 정보가 선거권 행사 여부를 좌우 할 만큼 필수적인 요소라고 보기 어렵다.’라는 근거를 들어 공직선거법 65조 4항이 위헌이 아니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지난 5월에 치러진 19대 대선을 예로 들면, 경상남도 선거 관리 위원회는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자동응답시스템(ARS)을 이용해 음성 투표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시각장애인 유권자에게 대선 후보자 정보와 투표 방법 등 선거 정보를 선거 당일까지 수시로 알려주었다. 외국의 예를 들면, 미국과 호주 등은 수백 쪽의 선거 공보물 내용 전체를 온라인 음성파일로 제공하고 있다.
선거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수단은 다양하지만, 개인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정보 제시 수단은 각각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에게 TV방송, 인터넷, 선거 공보물 등 다양한 수단으로 정보를 제시한다. 시각장애인 또한 다르지 않기 때문에 그들에게도 일반공보물과 같은 등가의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
2. 시설 접근
1) 투표소 위치
“집 근처 주민센터 3층에 사전투표소가 있지만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시설이 잘 돼 있을 것 같은 서울역까지 왔는데 여전히 길이 험난하다.” - 시각장애인 인터뷰 中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19대 대선 사전 투표소는 모두 3,508개소로 1층에 설치된 곳은 1,694개소인 48.3%로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지하나 2층 이상에 있으면서 계단 밖에 없는 시설이 18.3%, 641개소이다.
「장애인복지법」 제26조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이 선거권을 행사하는 데에 불편함이 없도록 편의시설·설비를 설치하고, 선거권 행사에 관하여 홍보하며, 선거용 보조기구를 개발·보급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한다.’ 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투표소가 지하 1층, 또는 지상 2층, 3층 등에 설치되거나 승강기가 설치되어있지 않은 곳이 많다. 시각장애인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가 투표장소에 접근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모든 투표소를 1층에 설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1층 이상일 때 승강기를 설치하거나 경사로를 설치하여 시각장애인 및 사회적 약자의 투표권이 행사될 수 있도록 개정되어야 한다.
2) 투표소 환경
“일단 투표소 찾는 게 어려워요. 투표소에 도착해서 화살표가 잘 안 보이기도 하고, '제0투표소'라고 쓴 안내문에서 손으로 얇게 쓴 글씨는 안 보이기도 하고요. 투표소에 따라 조명이 너무 어두울 때가 있어요.” - 시각장애인 인터뷰 中
출입구뿐 아니라 투표소 내부에도 점자 유도블록이 설치되어야 한다. 또한 저시각장애인을 위해 적절한 크기와 뚜렷한 대비의 안내 표지판을 사용해야 한다. 투표소 내부의 조명은 적절한 밝기로 조절한다.
3. 보조용구 및 안내원
1) 보조용구
시각장애인 임아무개(45)씨도 같은 선거에서 불편을 겪었다. 투표소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투표보조용구가 없어, 같이 갔던 가족이 투표를 대신했다. 임씨는 “비밀투표가 원칙인데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비밀투표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인권침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고, 인권위에서 차별이라는 인정을 받았다.
「공직선거법」 151조 8항 구·시·군선거관리위원회는 시각장애로 인하여 자신이 기표를 할 수 없는 선거인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특수투표용지 또는 투표보조용구를 제작·사용할 수 있다.
「공직선거관리규칙」 74조 2항 구·시·군위원회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특수투표용지를 작성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중앙위원회가 정하는 바에 따라 투표보조용구를 작성하여 사전투표관리관 또는 투표관리관이 사전투표소 또는 투표소에서 시각장애선거인에게 제공하게 할 수 있다.
두 법에 의거하여 선거관리위원회는 시각장애인에게 특수투표용지 또는 투표보조용구를 제공해야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투표소에는 구비되어있지 않아 불편함을 겪은 사례들이 있다. 특수투표용지와 투표보조용구가 마련되어있지 않아 비밀투표의 권리를 침해받는 경우가 없도록,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지난번 투표에서는 투표용지와 투표보조용구 크기가 같았거든요.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는 투표용지보다 투표보조용구가 조금 더 크더라고요. 그래서 투표보조용구 안에 있어야 할 용지가 흔들려 원하는 후보에게 정확히 투표하지 못했습니다. 투표 후 올바르게 기표했나를 확인한 결과 투표용지와 보조용구가 살짝 어긋나 있어 원하는 칸에 기표되지 않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선관위 관계자에게 투표용지와 보조용구를 잘못 끼워준 것이 원인이므로 재투표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 시각장애인 인터뷰 中
지난 19대 대선에서는, 투표보조용구가 잘못 제작되어 투표하기에 불편함을 느꼈다고 토로한 시각장애인이 많았다. 투표보조용구가 투표용지에 비해 조금 더 커 투표용지가 흔들리는 경우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투표용지는 개인 당 한 장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재투표를 할 수 없다는 것이 선거관리위원회의 주장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불편함이 생기지 않도록 투표용지와 보조용구의 크기가 일치해야하며, 기표란의 크기 또한 적절하게 제작되어야 한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회장선거 등 시각장애인계의 내부 선거를 할 때에는 기표란이 점선으로 표기가 되어 있고, 그 안에 스티커를 붙이는 방법을 사용한다. 또한 일본의 경우, 일반 종이보다 더 두꺼운 점자용 투표용지를 사용하며 점자로 이름을 기입할 수 있도록 점자필기도구도 투표소에 비치한다. 이러한 방법을 도입한다면 시각장애인이 자신의 투표권을 원활하게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2) 보조용구에 대한 안내원의 지식
"사실 선거 관리하는 분들이 제게 용구 제공하고, 사용법 알려주고, 조립해주고, 제가 나올 때까지 안내해주는 게 당연한 건데 그 과정이 편했던 경험이 적다보니까 그렇게 해주신 분들을 만나서 감동 받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몇 번 있었죠. 관리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서 경험이 달라져서 다들 의견이 다른 것 같은데, 제가 페이스북에 불편했다는 글을 올렸더니 동의하는 시각장애인들이 많았던 거 보면 아직은 원활하기보다 불편한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요." - 시각장애인 인터뷰 中
투표보조용구가 구비되어있어도, 사용하는 방법을 모르는 안내원이 많아 시각장애인들은 불편함을 겪고 있다. 그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임에도 안내원의 투표보조용구에 관한 지식 부족으로 투표권을 침해받고 있다. 따라서 안내원들에게 투표보조용구 조립 및 사용 방법 등을 숙지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
3) 선거 안내원
“선거과정에 대해서 누구한테 물어봐야 할지 알 수 없고, 안내원에게 물어도 모른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또, 선거 안내원들은 시각장애인의 투표용지를 묻지 않고 가져가 투표함에 넣어버렸다. 사전 투표 진행 일지에 기록해야 하니 장애 등급과 전화번호는 개인정보임에도 불구하고 알려달라고 하면서 기록하였다.”
전반적인 장애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부족한 선거 안내원들이 많아 시각장애인의 참정권 및 인권을 침해하는 등의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선거 안내원 등 선거와 관련된 모든 사무원들에게 전반적인 장애인 지원에 대한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
4) 재외 국민 투표
어제(4월 30일)은 재외선거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저도 아이들을 데리고 후쿠오카 영사관에서 투표를 했습니다.(생략) 이번 선거에서도 재외선거 투표소에는 장애인용 투표보조용구가 없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대신 영사관 공무원은 가족이나 친지 등 투표를 도와줄 사람을 데리고 오라는 안내를 했습니다. 제가 "비밀선거를 규정하고 있는 헌법 위반 아니냐?"고 묻자 뭐 대강 얼버무리고 말더군요. - 시각장애인 인터뷰 中
전 세계는 204개에 이르는 재외선거 투표소가 있지만 이곳에는 장애인 투표보조용구를 비치하고 있지 않다. 선관위 관계자분에 의하면 예산의 문제라는 말을 했다. 하지만 국내 1만3천여 개에 이르는 투표소에 비하면 200여 개의 재외선거 투표소는 그리 많은 예산이 필요치 않다고 생각이 든다. 따라서 예산 측정 시 이러한 점을 고려하길 바란다.
Ⅲ. 결론
1. 제언
1) 정보접근의 어려움
첫째, 그림 파일로 제시된 선거 관련 정보의 경우, 텍스트 파일로도 제시하여야 한다.
둘째, 텍스트 파일로 제시하지 못하였을 시, 음성 파일로 제시해 시각장애인들의 정보 접근권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셋째, 점자 선거 공보물은 요약하여 제공하거나, 면 수의 제한을 늘려야 한다.
넷째, 시각장애인도 정보에 접근하는 방법의 다양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다섯째, 투표소 위치와 관련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여섯째, 투표소 내부의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2) 시설 접근
첫째, 모든 투표소를 1층에 설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1층 이상일 때 승강기를 설치하거나 경사로를 설치하여 시각장애인 및 사회적 약자의 투표권이 행사될 수 있도록 개정되어야 한다.
둘째, 출입구뿐 아니라 투표소 내부에도 점자 유도블록이 설치되어야 한다. 또한 저시각장애인을 위해 적절한 크기와 뚜렷한 대비의 안내 표지판을 사용해야 한다. 투표소 내부의 조명은 적절한 밝기로 조절한다.
3) 보조용구 및 안내원
첫째, 특수투표용지와 투표보조용구가 제대로 마련되어있지 않아 체계적인 대책을 세워야한다.
둘째, 투표용지와 보조용구의 크기가 일치해야하며, 기표란의 크기 또한 적절하게 제작되어야 한다.
셋째, 안내원들에게 투표보조용구 조립 및 사용 방법 등을 숙지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
넷째, 선거 안내원 등 선거와 관련된 모든 사무원들에게 전반적인 장애인 지원에 대한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
다섯째, 재외투표소에도 투표보조용구를 비치할 필요가 있다.
어떤 분들은 시각장애인들이 국민의 그리 많은 수를 차지하지 않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표 한 표가 소중한 투표이지 않습니까? 그들도 대한만국의 국민이며 투표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저 도장만 찍고 끝나는 것이 아닌 어떤 후보가 어떤 정책 활동을 했었는지 어떤 공략을 냈는지 알고, 본인이 원하는 진정한 투표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제는 장애인이 투표하는 방법이 일반 투표 방법과 차이가 난다는 것을 존중해 주셔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누구나 어떤 방법으로든 투표권을 행사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장애인의 참정권은 이제 더 이상 배려의 일부가 아닌 당당한 권리입니다.
2. 참고자료 및 출처
http://m.ablenews.co.kr/News/NewsContent.aspx?CategoryCode=0006&NewsCode=000620170508163559848148
http://m.ohmynews.com/NWS_Web/Mobile/at_pg.aspx?CNTN_CD=A0002323882#cb
http://m.hani.co.kr/arti/society/handicapped/407955.html?_fr=gg#cb#csidx265f89ecbd118c1a185d2022331bc8e
http://www.dailycc.net/news/articleView.html?idxno=362227
http://m.huffpost.com/kr/entry/16359180#cb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81&aid=0002818829&sid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