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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파라과이와 정치인 투자

작성자 : 슈퍼관리자 등록일 : 2016-12-22

 

[특별기고] 파라과이와 정치인 투자 관련이미지1 

 

파라과이는 우리와 반대편에 있는 먼 나라다. 게다가 세계적으로 별 영향력이 없다보니 매스컴에 파라과이가 오르내리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런데 짝사랑하는 여인이 어느날 갑자기 파라과이로 이민을 갔다고 해보자. 그는 그녀에게 마음을 전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그 후부터 파라과이는 그에게 평범한 나라가 아니었다. 내가 사랑하는 그녀가 살고 있는 특별한 나라가 파라과이였다. 파라과이에 강도 7.4의 지진이 났다는 뉴스가 나오면 그녀가 안전한지 걱정이 됐고, 파라과이가 TV 화면에 나오는 날에는 혹시 그녀를 볼 수 있을까 싶어 화면 구석구석을 살폈다. 급기야 그는 파라과이의 위치를 인터넷에서 확인하고, 언젠가 한번 그 나라를 여행할 계획을 잡았다. 그녀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파라과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것이다.

 

 

A의 꿈

 

이 논리는 정치에도 얼마든지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B라는 정치인에게 10만원을 투자한다고 해보자. 물론 A와 B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그럼에도 A가 B에게 후원금을 보낸 것은 B가 발의한 정책이 평소 A가 관심 있게 지켜보던 분야의 해결책을 제시했기 때문이었다.

 

일단 돈을 내고나니 A에게 B는 수많은 정치인 중 하나가 아닌, 특별한 정치인이 된다. 당연히 A는 B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갖는다. B가 자신의 기대에 어긋나게 행동하면 괜히 돈을 냈다 싶다가도, 기대를 충족시켜주면 자신이 그의 후원자라는 게 뿌듯하다.

 

친구와 술을 마시는데 친구가 갑자기 B얘기를 꺼낸다.

“B라는 정치인, 참 괜찮은 것 같아.”

이 말을 들으니 A는 마치 자신이 칭찬을 들은 것처럼 기분이 좋다. 참다못해 자신이 그에게 후원금을 냈다고 자랑한다. 친구는 그 얘기에 놀란다.

“아니, 자네는 정치에 통 관심이 없었잖아! 근데 돈까지 냈다고?”

A도 자신의 변화가 신기하다. 그 이전까지 자신은 정치인들을 욕하기만 해왔지, 한 번도 좋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다 똑같이 나쁘다고 생각하다보니 정치에 관심이 없어졌다. 선거 날 투표소에 가본 적도 오래 전이다.

 

[특별기고] 파라과이와 정치인 투자 관련이미지2 

 

 

하지만 이제는 결심한다. B가 혹시 선거에 나가면 무조건 그에게 투표하겠다고. 그가 당선되면 청탁을 하겠다는 마음은 아니다. 우량주식에 투자한 뒤 가격이 오르는 걸 보는 것처럼, 괜찮은 정치인에게 투자하고 그가 커나가는 게 뿌듯하다. 그가 더 큰 정치인이 된다면 이 사회도 보다 살만한 곳으로 바뀔지 모른다는 기대감도 가져본다. A는 생각한다. 그가 이대로만 커주면 후원금을 더 낼 용의도 있다고.

 

 

B의 꿈

 

B는 자신이 이렇게 된 게 다 그 사람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3년 전의 일이었다. 선거는 다가오는데 돈은 없었다. 무소속이라 정당의 지원을 바랄 수도 없었다. 그래도 B가 경쟁력이 있었기에, 당에서는 다시 들어오라고 유혹했다. 그러기는 싫었다. 그때 평소 알고 지내던 기업가가 연락을 했다. 자신의 고교 선배였는데, 아무런 조건 없이 돈을 후원하겠다고 했다.

 

[특별기고] 파라과이와 정치인 투자 관련이미지3 

 

 

순간적으로 마음이 흔들렸지만, 겨우 거절했다. 왠지 그 돈을 받으면 그 다음부터는 소신껏 정치를 할 수 없을 것 같아서였다. 자신은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그 선배는 Q라는 자동차 회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를 운영했으니까. “그래도 선거에 나가려면 최소한의 돈은 있어야 하는데 어쩌나?” 머리를 쥐어뜯을 무렵 휴대폰 알람이 울렸다.

 

후원회 계좌로 ‘김○○정책나이스’라는 명의로 10만원이 입금됐다는 문자메시지였다. 갑자기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시작이었다. 많은 이들이 소액이지만 돈을 보내왔다. B는 그 돈으로 선거를 치르고, 결국 당선됐다.

 

[특별기고] 파라과이와 정치인 투자 관련이미지4 

 

 

그 뒤 B의 정치관은 변했다. 이전에는 당의 결정을 따르는 것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당의 지시대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고, 자신의 소신과 반대되는 법안에 찬성한 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국민의 뜻을 반영하는 게 정치인의 할 일이라고 여긴다.

 

소신껏 일하다 보니 B의 팬클럽은 어느새 1만 명이 넘는 큰 조직이 됐다. 그 안에서 정치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상시적으로 벌어지고, 그 역시 틈나는 대로 거기 참여한다. 물론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한둘이 아니지만, B는 안다. 그것 역시 자신에 대한 애정에서 나온 것임을. 이제 B는 좀 더 큰 꿈을 꾼다. 그들이 바라는 세상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

 

 

[특별기고] 파라과이와 정치인 투자 관련이미지6 
<단국대학교 교수 서민>

 

 

글: 시민 (단국대학교 교수)

 

현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아침마당', '컬투의 베란다 쇼' 등 많은 TV프로그램에 출연해 박학다식한 지식을 보여준 적 있다. 총 17권의 책을 집필하며, '서민의 기생충 열전'을 통해 자신의 꿈인 베스트셀러를 이뤘다.

 

 

첨부파일 : 1sumpara2016.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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